글: 김혜민(새와 생명의 터 회원)

9월의 어느 날 새와 생명의 터 나일 무어스 박사님과 새덕후 김어진님이 가덕도를 지나는 가을철 이동 맹금류 조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작정 달려갔다. 9 dias atrás 배새매가 무리를 지어 부산 가덕도 인근을 지나 대마도로대마도를 지나 최종 목적지인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동부로 이동을 하는데 그 개체 수를 세고 그들의 모습을 담는 것이 이번 조사의 목표였다. 적게는 수 천, 많게는 수만 마리의 붉은 배새매가 이동을 한다고 하는데 올해 초여름 강화도에서 한 마리를 보고도 흥분했던 초보 탐조인으로서는 상상도 가지 않는 모습이었다.
칼새의 힘찬 날갯짓을 느끼다

50 minutos de caminhada 않았다.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새빨개진 얼굴로 정상에 올랐더니 부산과 거제, 대마도까지 탁 트인 경관이 펼쳐져 있었다. 경관을 즐기기도 잠시, 무작정 하늘을 바라보며 새들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첫날은 벌매, 솔개, 새호리기, 황조롱이, 붉은배새매 등 맹금류들이 한두 마리씩 보이긴 했으나 큰 무리가 지나가는 것을 보진 못했다.
이런 와중에 붉은배새매들을 기다리는 걸 전혀 지루하지 않게 해줬던 새가 있었는데 바로 칼새와 바늘꼬리칼새였다. 산 정상에 오르니 산 밑에서는 점처럼 보여 어떤 새 인지 동정도 잘 못했던 칼새류가 바로 머리 주변을 스치듯 지나다녔다. 어찌나 가깝게 지나가던지 날개로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그 바람이 얼굴에 닿는 것까지 Eu não sei. 그 작은 몸에서 나온 힘찬 바람에 소름이 돋았다.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어느 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물까치조차 구분하지 못했던 내가 칼새들의 이동경로에서 그들의 생명력을 문자 그대로 피부에 와닿게 느끼고 있다는게 순간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드디어 목격한 은빛 이동
‘장관을 볼 때까지 산에 오르리’라는 마음으로 하루 이틀 오르던 게 여섯 번째가 되던 날 드디어 대규모 이동을 볼 수 있었다. 유독 청명하고 산들바람이 기분 좋은 날이었다. 봉우리에서 멀리 떨어진 높은 북쪽 하늘에서 십수 마리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머리 위를 지나갈 때는 대충 봐도 수 백 마리가 함께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 수백 마리가 퍼덕일 때마다 날개 아랫부분이 햇빛을 받아 마치 수면에 부서지는 햇살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보니 지난 2주간 성남과 부산을 몇 번을 오갔던 수고가 싹 잊혔다.


수백 마리의 붉은배새매를 보며 황홀함과 동시에 혼란스러움도 밀려왔다. 분명 이곳에 공항이 생긴다고 했는데 이렇게 좁고 산지가 험준한 섬에 과연 그것이 가능한지, 그것보다 이렇게 새가 많은데 과연 이곳 밖에는 공항을 지을 곳이 없었는지 의문이었다. 수천, 수만 년 진화의 과정에서 최적의 경로를 찾은 붉은배새매 수천, 수만 마리가 지나는 길목에 공항이라니… 과연 그 길목을 이렇게 뚝 잘라버리는 것이 과연 최선이었을까?
새가 되다
조사하는 내내 하루에도 몇번이고 확인했던 것이 날씨 어플 윈디앱이었다. 시간별로 풍향, 풍속, 구름, 강우, 습도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처음엔 무어스 박사님과 새덕후 김어진님의 날씨 해석에 의지하던 내가 조사 마지막에는 스스로 날씨의 흐름을 붉은배새매의 입장에서 해석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풍속이 너무 세진 않은지, 남쪽으로 이동할 만한 풍향인지, 이동 경로에 비가 올 예정인지, 시야는 멀리까지 확보가 되었는지 등을 매일 자기 전 확인하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또 확인했다. 날이 좋을 것 같으면 마음이 설렜고 반대의 경우라도 혹시 예보가 틀린 건 아닐까 두근거렸다.
성공적으로 조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도 그동안 옷을 어떻게 입을지 확인하려 기온과 강수 여부만 따졌던 것과는 다르게 날씨를 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오늘 이동했겠다’ 생각을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뒷산 상공을 돌며 남쪽으로 이동하려 고도를 높이는 왕새매, 벌매 등을 볼 수 있었다. 왕새매만 16마리를 본 날도 있었다. 같은 동네에 산 지가 20년이 넘었는데 그동안은 알지 못해서 모르고 있던 세상이 바로 머리 위에 있었던 것이다.
‘아름다운 걸 본 죄’
나일 무어스 박사님과 새덕후 김어진님의 열정 또한 감명 깊었다. 산을 여섯 번을 오르면서 계속 든 생각은 ‘그늘 한 점 없는 땡볕에 반나절을 앉아 지나가는 모든 새를 기록하고 있었던 무어스 박사님,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산을 무거운 장비들을 매고 매일 같이 오르던 김어진님, 대체 이 사람들은 무얼 위해 이렇게까지 할까?’였다. 언젠가 본 영화 “수라”에서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의 오동필 선생님이 한 말씀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걸 본 죄’로 그것을 지키지 못한 죄인이 될 수 없다고. Você não sabe o que fazer?
가덕도에 공항이 생긴다는 것은 암울한 현실이자 미래이지만 생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이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 준 것처럼 나 또한 내가 본 아름다운 것들을 나눠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어준 조사였다.

